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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완수사권 폐지 이유 | 이재명 대통령 거부권 왜 안 썼나? 진중권 “정청래 당대표 두려운 것”

읽는 시간 약 10분

보완수사권 폐지를 담은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2026년 7월 31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습니다. 나흘 뒤인 8월 4일 이재명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쓰지 않고 그대로 공포했습니다. 국민의힘은 거부권을 요구했고, 한국갤럽 조사에서는 국민 61%가 보완수사권을 유지해야 한다고 답한 상황이었습니다. 그런데도 거부권은 없었습니다. 왜였을까요. 진중권 교수는 방송에서 8월 17일 민주당 전당대회를 답으로 지목했습니다.

이 글에서는 진 교수가 짚은 정치적 계산과 함께, 개정안이 실제로 무엇을 바꾸는지·언제부터 적용되는지를 정리합니다.

한눈에 보기

  • 통과·공포: 2026년 7월 31일 국회 통과(재석 178명 중 찬성 175명), 8월 4일 국무회의 공포
  • 시행일: 2026년 10월 2일 — 검찰청이 폐지되고 공소청·중대범죄수사청이 출범
  • 핵심 변화: 검사의 직접 보완수사권 폐지, 대신 사법경찰관에게 보완수사를 요구만 가능
  • 여론: 한국갤럽 7월 조사 기준 보완수사권 ‘유지’ 61% vs ‘전면 폐지’ 23%
  • 진중권 진단: 거부권을 쓰면 강성 지지층 표가 정청래 후보에게 쏠릴 것을 우려했다는 분석

진중권이 지목한 보완수사권 폐지 이유, “정청래 당대표”

진중권 교수
진중권 교수

진중권 교수는 8월 4일 시사저널TV 《시사끝짱》에서 이 대통령이 거부권을 쓰지 못한 이유로 민주당 전당대회를 지목했습니다. 요지는 이렇습니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면 강성 지지층의 표가 정청래 후보 쪽으로 쏠릴 것” 이라는 겁니다.

이 분석이 성립하려면 전당대회 구도를 먼저 봐야 합니다. 민주당은 8월 17일 대전컨벤션센터에서 새 당대표를 뽑습니다. 본선에는 김민석·정청래·송영길 세 후보가 올랐고, 미디어토마토가 7월 20~21일 실시한 당대표 적합도 조사에서 정청래 후보가 33.7%로 김민석 후보(22.0%)와 송영길 의원(11.7%)을 앞섰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선출 방식입니다. 이번 전당대회는 대의원·권리당원 투표 70%에 일반국민 여론조사 30%를 더해 결정합니다. 대의원과 권리당원의 표 가치를 같게 만드는 ‘1인 1표제’가 처음 도입됐습니다. 권리당원의 영향력이 그만큼 커졌다는 뜻입니다. 검찰개혁에 가장 강하게 반응하는 층이 바로 이 권리당원이고, 거부권은 그 층이 가장 민감하게 보는 신호입니다. 진 교수의 주장은 “대통령이 개혁에 브레이크를 걸었다”는 인상이 남는 순간 그 표심이 특정 후보에게 결집한다는 것입니다.

“호랑이 등에 올라탔다”

진 교수는 이 상황을 비유로 정리했습니다. “호랑이 등에 올라탄 것이다. 올라타는 건 자유롭게 했지만 다시 내릴 수 없는 상황이 된 측면이 있다” 는 겁니다.

이 대목에서 “지지층의 지지를 받는 게 왜 문제냐”는 의문이 생길 수 있습니다. 진 교수가 말하는 건 지지 자체가 아니라 방향 전환의 비용입니다. 강성 지지층의 결집으로 동력을 얻은 정치인은 그 층이 원하는 방향에서 벗어나는 결정을 할 때마다 이탈 위험을 감수해야 합니다. 지지가 클수록 그 반대 방향으로 움직일 때 치를 대가도 커지는 구조입니다. 진 교수는 그 대가가 임계점을 넘어, 국익에 반한다고 판단되는 입법에도 힘을 실어주게 됐다고 봤습니다.

“국민을 모르모트로 만드는 실험”

가장 수위 높은 표현은 수사 공백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진 교수는 “국민들을 일종의 모르모트(실험용 기니피그)로 만들어 실험해보자는 것” 이라고 했습니다. “보완수사권까지 폐지되면 본격적으로 사건들이 터질 수밖에 없다” 는 경고도 함께였습니다.

핵심 논리는 걸러내는 단계가 사라진다는 것입니다. 지금까지는 경찰 수사에 빠진 부분이 있으면 검사가 직접 메울 수 있었는데, 그 장치가 없어지면 부실한 수사가 그대로 재판으로 넘어가거나 사건이 묻힐 수 있다는 우려입니다. 진 교수는 이 법으로 실익을 얻는 쪽이 일반 국민이 아니라 정치권이라고 봤습니다.

보완수사권 뜻과 폐지 후 달라지는 것

용어부터 정리하면, 보완수사권은 검사가 경찰에서 송치받은 사건에 보완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할 때 직접 보완수사를 하거나 사법경찰관에게 보완수사를 요구하는 권한입니다. 두 갈래 중 이번에 사라지는 건 앞쪽, 즉 ‘검사가 직접 파는’ 부분입니다.

이 권한이 왜 남아 있었는지도 짚어둘 만합니다. 2021년 문재인 정부의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검찰의 직접수사는 6대 범죄로 제한됐습니다. 그 밖의 사건에서는 경찰이 수사를 사실상 전담하게 됐고, 보완수사권은 그 수사를 검사가 사후에 견제하는 장치로 남았습니다. 이번 개정은 그 마지막 장치를 떼어내고 ‘보완수사요구권’만 남기는 방식입니다.

형사소송법 개정에 따른 보완수사권 폐지 전후 검사와 경찰의 역할 변화를 정리한 비교표

요구권만 남는다는 게 무슨 차이를 만드는지가 이번 논쟁의 실질입니다. 요구권은 “이 부분 더 조사해서 다시 보내달라”고 경찰에 넘기는 방식입니다. 검사가 직접 확인할 수는 없고, 경찰이 언제 어느 수준으로 응할지에 결과가 달라집니다. 폐지에 반대하는 쪽은 여기서 시간이 늘어지고 부실 수사를 걸러낼 방법이 약해진다고 보고, 찬성하는 쪽은 수사와 기소를 완전히 분리해야 검찰의 표적 수사를 막을 수 있다고 봅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왜 거부권을 쓰지 않았나

대통령이 직접 밝힌 이유는 진 교수의 분석과 결이 다릅니다. 이 대통령은 8월 4일 국무회의에서 이 법률안이 “위헌, 집행불능, 국익위배, 행정부 고유권 침해 등 국회 입법권을 부정할 만큼 심각한 상황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고 말했습니다. 거부권을 쓸 만한 사유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판단입니다. 검찰 수사권 분리를 두고는 “사필귀정” 이라는 표현도 썼습니다.

다만 이 대통령도 우려를 인정하고 “보완·후속 조치가 반드시 필요하다” 고 덧붙였습니다. 정부가 준비 중인 후속 입법은 아동학대·가정폭력·성범죄·스토킹·장애인학대·노인학대 등 7개 범죄군을 경찰 재량 없이 검사에게 자동 송치하도록 하는 내용입니다. 피해자 보호가 급한 사건에서만큼은 경찰 단계에서 사건이 멈추지 않게 하겠다는 취지입니다.

이번 개정안 자체에도 보완 장치가 들어 있습니다. 경찰이 사건을 검찰에 넘기지 않기로(불송치) 결정하면 고소인·피해자·고발인이 이의를 신청할 수 있고, 공소기각 판결 사유에 ‘중대한 위법 수사를 한 경우’와 ‘소추 재량권을 현저히 일탈한 경우’가 추가됐습니다.

보완수사권 폐지 여론조사는 정반대였다

여론은 개정 방향과 반대였습니다. 한국갤럽이 7월 14~16일 실시한 조사에서 보완수사권을 ‘유지해야 한다’ 61%, ‘전면 폐지해야 한다’ 23% 로 나타났습니다. 개혁신당 싱크탱크 개혁연구원이 8월 3일 실시한 조사에서도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해야 한다’ 59.6%, ‘거부권 없이 그대로 공포해야 한다’ 34%였습니다.

전체 여론과 지지층 여론이 갈릴 때 어느 쪽을 따르느냐가 이번 결정의 성격을 규정합니다. 진 교수의 비판은 바로 이 지점, 전 국민 대상 여론조사가 반대로 나온 사안에서 당내 표심 쪽을 택했다는 데 있습니다.

👉 한국갤럽 조사 원자료 직접 확인하기

형사소송법 개정안 주요 내용과 시행일

일정은 이미 확정돼 있습니다. 개정안은 7월 31일 본회의에서 재석 178명 중 찬성 175명, 반대 2명, 기권 1명으로 통과됐습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표결에 참여하지 않았고, 여당은 필리버스터 종결 표결을 거친 뒤 곧바로 개정안을 처리했습니다.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국회 통과부터 공포와 시행까지 진행된 세 단계 일정을 정리한 이미지

2026년 10월 2일이 실제 분기점입니다. 이날 검찰청이 폐지되고, 기소와 공소유지를 맡는 공소청과 부패·경제범죄 등 중대범죄 수사를 맡는 중대범죄수사청이 출범합니다. 1954년 형사소송법 제정 이후 검사가 쥐고 있던 직접수사권이 72년 만에 사라지는 구조 개편입니다. 검사는 공소 제기와 유지, 영장 청구 업무만 담당하게 됩니다.

👉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서 개정안 심사 경과 확인하기

정리하면 사실관계는 분명합니다. 개정안은 통과됐고, 거부권은 행사되지 않았습니다. 10월 2일부터 검사는 직접 보완수사를 할 수 없습니다. 갈리는 건 그 이유에 대한 해석입니다. 대통령은 거부권을 쓸 사유가 없었다고 했고, 진중권 교수는 전당대회를 앞둔 당내 계산이 국익보다 앞섰다고 봤습니다.

어느 쪽 해석이 맞았는지는 정치 평론이 아니라 10월 이후 실제 사건 처리에서 드러날 겁니다. 부실 송치가 걸러지지 않는 사례가 쌓이는지, 아니면 후속 입법과 이의신청 제도가 공백을 메우는지가 판정 기준이 됩니다. 8월 17일 전당대회 결과와 함께 지켜볼 대목입니다.

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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